인체 실험실
지금까지 심장, 혈관, 폐, 근육, 대사, 혈당, 신경, 호르몬, 콩팥, 체온을 한 장씩 따로 떼어 보았다. 실제 몸에서는 이것들이 한꺼번에 움직인다. 달리기 시작하면 심박수만 오르는 것이 아니라 숨이 깊어지고, 젖산이 쌓이고, 체온이 오르고, 땀이 나고, 혈당을 지키려 간이 움직이고, 코르티솔이 오른다. 이 장은 책 전체의 엔진을 하나로 묶은 실험실이다. 글은 짧게, 손은 많이.
- 가상 인체 모니터에서 달리기·식사·물·고도·출혈·더위를 걸고, 여러 계통이 동시에 반응하는 것을 본다.
- 다온의 10 km 대회 날을 킬로미터마다 따라가며 오늘과 12주 뒤를 비교한다.
- 고지대와 출혈처럼 산소 운반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몸이 무엇으로 버티는지 확인한다.
- 자기 숫자를 넣어 BMI, 기초대사량, 심박 구간, 예측 폐활량, 혈압·혈당 분류를 읽는다.
- 한 가지 조건을 끝까지 밀 때 어느 계통이 먼저 한계에 닿는지 찾는다.
실험실 사용법
이 장의 시뮬레이터는 모두 앞 장들에서 쓴 같은 생리 엔진(BD)을 부품으로 조립했다. 운동 강도에서 심박수·젖산·환기량을 내는 식은 12장, 혈압을 지키는 압반사 루프는 6장, 고도와 산소 포화도는 9장, 혈당 모델은 15장, 코르티솔의 하루는 17장, 땀과 소변은 18장, 체온은 19장에서 왔다. 부품 하나하나는 그 장에서 자세히 설명했으니 여기서는 묶였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집중한다.
| 계통 | 실험실이 쓰는 엔진 부품 | 설명한 장 |
|---|---|---|
| 근육·운동 | BD.steady(산소 섭취 → 심박·젖산·호흡 교환율·환기량), BD.danielsVO2, BD.racePlan | 12장 |
| 순환 | BD.baroLoop(혈액량·운동 → 혈압·심박), BD.ecg(심전도 파형) | 6장, 5장 |
| 호흡 | BD.patm, BD.pao2, BD.satO2, BD.o2Content, BD.ph | 9장, 10장 |
| 에너지 | BD.weir, BD.carbFrac, BD.glucose, BD.bmr | 13장, 15장 |
| 조절 | BD.hpa(코르티솔), BD.adh·BD.urineOsm(소변), BD.thermo(심부 체온·땀) | 17장~19장 |
각 시뮬레이터 아래의 "해볼 것"을 순서대로 따라 하면 한 번에 한 가지 묶임이 보인다. 숫자는 모두 교육용 모델의 값이다. 실제 몸은 사람마다, 날마다 다르다.
가상 인체 모니터
아래는 다온의 몸을 아침 7시부터 돌리는 환자 모니터다. 위쪽은 병원 모니터와 같은 실시간 파형(심전도, 동맥압, 맥파, 호흡)과 큰 숫자, 아래쪽은 혈당·심부 체온·코르티솔·젖산의 추세다. 오른쪽 단추로 사건을 건다. 시간 배속을 60배로 두면 1초에 1분이 흐른다.
가상 인체 모니터
몇 가지를 눌러 보면 계통마다 시간의 길이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 드러난다. 심박수와 혈압은 초 단위, 산소 섭취와 젖산은 분 단위, 체온과 땀은 수십 분, 혈당은 몇 시간, 코르티솔은 하루를 단위로 움직인다. 같은 "달리기 시작"이라는 사건이 서로 다른 속도의 물결을 여러 개 만든다. 또 한 계통의 변화가 다른 계통의 입력이 된다. 땀으로 물을 잃으면 혈액량이 줄고, 혈액량이 줄면 같은 혈압을 지키려고 심박이 더 오른다.
다온의 대회 날
12주 동안 따라온 다온의 10 km 대회를 직접 돌려 보자. 기온 24 °C, 습도 60 %. 15분 몸풀기 조깅, 10분 출발 대기, 10 km, 그리고 25분 회복. "오늘"은 훈련 전 몸(VO2max 38, 젖산 역치 60 %, 안정 심박 72, 78 kg)이고, "12주 뒤"는 훈련 뒤 몸(VO2max 43, 역치 68 %, 안정 심박 64, 73.7 kg)이다. 두 몸 모두 젖산 역치 근처의 같은 전략(BD.racePlan)으로 달린다.
10 km를 킬로미터마다
훈련이 바꾼 것은 "최대한"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높은 강도를 버티는가"다. 12주 뒤의 다온은 최대 산소 섭취량의 약 83 %로 달려도 젖산이 4 mmol/L 근처에 머문다. 오늘의 다온은 79 %에서 이미 그 선에 닿는다. 두 몸 모두 결승 무렵 심부 체온이 38 °C를 넘고 땀으로 0.7~0.8 L를 잃는다. 24 °C에서는 감당할 만하지만, 같은 대회가 32 °C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19장).
고지대 실험실
높이 올라가면 공기 중 산소의 비율(21 %)은 그대로지만 대기압이 떨어져 산소 분압이 함께 떨어진다. 몸은 숨을 더 쉬어(과환기) 폐포의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그 자리를 산소로 채운다. 며칠이 지나면 콩팥이 중탄산을 버려 알칼리 쪽으로 기운 pH를 바로잡고, 몇 주가 지나면 적혈구가 늘어난다. 산 그림의 등반가를 위아래로 끌어 보자.
산을 오르면 산소 계단이 내려간다
계단의 첫 칸(대기 → 기도)에서는 수증기압 47 mmHg가 빠지고, 둘째 칸(기도 → 폐포)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자리를 차지한다. 고지대에서 몸이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둘째 칸뿐이다. 숨을 많이 쉬어 PaCO₂를 40에서 20 mmHg로 낮추면 폐포 PO₂가 약 25 mmHg 올라간다. 해수면에서는 아무 의미 없던 이 차이가 8,000 m에서는 의식과 무의식을 가른다. 순응은 이 과환기를 오래 버틸 수 있게 해 주는 콩팥과 골수의 느린 작업이다.
출혈과 수액
몸의 혈액은 약 5 L다. 일부를 잃으면 압반사(6장)가 곧바로 심박수를 올리고 혈관을 조여 혈압을 지킨다. 그래서 출혈 초기에는 혈압이 거의 그대로이고, 심박수가 먼저 오른다.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면 보상이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뜻이다. 아래 모니터에서 잃는 혈액량과 넣는 수액을 정하고 10분을 돌려 보자.
피를 잃으면 심박이 먼저 말한다
| 분류 | 잃은 혈액 | 심박수 | 혈압 | 몸의 모습 |
|---|---|---|---|---|
| Ⅰ | < 15 % | 거의 그대로 | 정상 | 약간 불안 |
| Ⅱ | 15~30 % | 오른다 | 수축기는 대개 정상, 맥압이 줄어든다 | 창백, 차가운 손발 |
| Ⅲ | 30~40 % | 크게 오른다 | 떨어진다 | 소변이 준다, 혼란 |
| Ⅳ | > 40 % | 매우 빠르거나 약하다 | 크게 떨어진다 | 의식 저하, 생명 위협 |
이 장의 수치와 시뮬레이터는 원리를 보여 주기 위한 교육용 모델입니다. 출혈, 어지럼, 숨가쁨, 가슴 통증 같은 증상이 있거나 검사 수치가 걱정되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응급 상황에서는 즉시 응급 구조를 요청하세요.
내 몸 넣어 보기
이번에는 다온 대신 자기 숫자를 넣어 보자. 나이, 성별, 키, 몸무게, 안정 심박수, 혈압, 공복 혈당을 넣으면 이 책에서 쓴 공식들이 한꺼번에 계산된다. 줄을 누르면 그 숫자가 무슨 뜻인지와 자세히 다룬 장이 아래에 나온다. 입력한 값은 이 브라우저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
내 몸의 성적표
무엇이 먼저 한계에 닿나
몸의 한 조건을 끝까지 밀면 어느 계통이 먼저 손을 드는가. 빠르게 달리면 산소 섭취나 젖산이, 더운 날에는 체온이, 높은 산에서는 산소 포화도가, 숨을 참으면 이산화탄소가 먼저 한계에 닿는다. 아래 그래프는 계통마다 "한계까지 몇 %에 와 있는가"를 같은 축에 그렸다. 100 % 선을 가장 먼저 넘는 선이 그 조건의 병목이다.
병목 찾기
병목은 조건에 따라 옮겨 다닌다. 훈련은 젖산 병목을 오른쪽으로 밀고, 더위 적응은 체온 병목을, 고지대 순응은 포화도 병목을 민다. 그래서 "체력이 좋다"는 말은 한 가지 숫자로 줄여지지 않는다. 어느 조건에서의 체력인지를 함께 물어야 한다.
다온의 12주를 돌아보며
책의 첫 장에서 다온은 "이 몸이 10 km를 달리려면 무엇이 얼마나 바뀌어야 하는가"를 물었다. 장마다 한 계통씩 들여다본 답을 모으면 아래와 같다. 위의 시뮬레이터들에서 "오늘"과 "12주 뒤"를 오가며 숫자를 직접 확인해 보자.
| 항목 | 시작 | 12주 뒤 | 무엇이 바꾸었나 |
|---|---|---|---|
| VO₂max | 38 mL/kg/min | 43 | 1회 박출량 증가, 근육의 모세혈관·미토콘드리아 (12장) |
| 젖산 역치 | 60 % | 68 % | 근육의 산화 능력 (12장) |
| 10 km 기록(모델) | 약 58분 | 약 50분 | 더 높은 비율을 오래 버틴다 |
| 안정 심박수 | 72 bpm | 약 64 | 부교감 긴장 증가 (5장) |
| 몸무게 | 78 kg | 약 73.7 kg | 하루 300 kcal 덜 먹고 주 3~4회 달리기 (14장) |
12주 뒤: VO₂max 43, 젖산 역치 68 %, 10 km 약 50분, 몸무게 약 73.7 kg, 안정 심박 약 64
대회 날 실험실을 "12주 뒤"로 돌리면 다온은 시속 약 11.9 km로 달려 약 50분에 들어온다. 훈련 전 몸이었다면 시속 약 10.4 km, 약 58분이다. 레이스 중 심박은 두 몸 모두 160대 후반에서 170대로 비슷하다. 다른 것은 그 심박에서 낼 수 있는 속도다. 훈련은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하지 않았다. 같은 심박에서 더 많은 피를 보내고(1회 박출량), 그 피의 산소를 근육이 더 잘 쓰게(미토콘드리아) 만들었다. 몸무게가 4 kg 남짓 줄어 같은 산소로 옮길 짐도 가벼워졌다. 24 °C에서 결승 무렵 심부 체온은 약 38.3~38.5 °C, 땀은 약 0.7~0.8 L로, 대회 조건에서는 체온과 물이 아직 병목이 아니다.
핵심 정리
- 몸의 계통들은 서로의 입력이다. 달리기 하나가 심박·환기·젖산·체온·땀·혈당·코르티솔을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초, 분, 수십 분, 시간, 하루).
- 대회 날 심박은 속도가 같아도 체온과 탈수 때문에 서서히 오른다(심박 표류). 훈련은 같은 심박·같은 젖산에서 더 빠르게 달리게 만든다.
- 고지대에서 몸이 바꿀 수 있는 것은 폐포의 CO₂다. 과환기로 PaCO₂를 낮춰 폐포 PO₂를 올리고, 며칠~몇 주에 걸쳐 콩팥(pH 보정)과 골수(적혈구)가 이를 뒷받침한다.
- 출혈 초기에는 압반사가 심박수와 혈관 수축으로 혈압을 지킨다. 혈압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보상의 끝이다. 식염수는 대부분 혈관 밖으로 빠져나간다.
- BMI, 기초대사량, 최대 심박수, 예측 폐활량은 집단의 평균을 주는 공식이다. 개인의 정상 여부는 한 숫자가 아니라 여러 숫자와 경과로 판단한다.
- 한 조건을 끝까지 밀면 먼저 무너지는 계통(병목)이 있고, 병목은 조건에 따라 바뀐다.
확인 퀴즈
같은 속도로 오래 달리는데 심박수가 조금씩 오르는 주된 이유로 알맞은 것은?
해발 4,500 m의 대기압이 약 433 mmHg일 때 흡입 산소 분압(PIO₂ = 0.21 × (대기압 − 47))에 가장 가까운 것은?
혈액의 25 %를 잃은 직후에 가장 먼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는 변화는?
34세 다온(안정 심박 72)의 최대 심박수를 Tanaka 식(208 − 0.7 × 나이)으로 어림하고, 카르보넨 방식으로 강도 70 %의 목표 심박을 구하면?
숨 참기 전에 과호흡을 하면 위험한 이유로 알맞은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