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7

호르몬과 피드백 루프

신경이 전화라면 호르몬은 방송이다. 작은 샘이 피 속에 화학 물질을 풀면 그것은 1분 안에 온몸을 돌고, 그 물질을 알아보는 수용체를 가진 세포만 반응한다. 신경보다 느리지만 멀리, 오래 간다. 그리고 거의 모든 호르몬은 자기 결과를 다시 재서 분비를 조절하는 고리, 피드백 루프 안에 있다. 이 장은 호르몬이 얼마나 오래 남는지, 얼마나 있어야 효과가 나는지, 고리가 어떻게 하루 리듬을 만들고 어떻게 무너지는지 직접 돌려 본다.

전선과 방송: 신경과 호르몬

16장의 신경은 정해진 세포 하나에 수 밀리초 만에 신호를 꽂는다. 호르몬(Hormone)은 다르다. 내분비샘(Endocrine gland)이 피 속으로 내보내면 심장이 약 1분 만에 그것을 온몸에 돌린다. 신호를 받을지 말지는 세포가 정한다. 그 호르몬에 맞는 수용체(Receptor)를 가진 세포만 반응한다.

시상하부CRH, TRH (방출 호르몬) 뇌하수체ACTH, TSH, 성장 호르몬 갑상선T4, T3 부신겉질: 코르티솔속질: 아드레날린 이자인슐린, 글루카곤 생식샘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보라색: 내분비샘
몸의 방송국들. 시상하부와 뇌하수체가 지휘하고, 갑상선·부신·생식샘이 연주한다. 이자의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15장, 콩팥의 물을 조절하는 항이뇨 호르몬(ADH)은 18장에서 본다.

아래에서 신호의 종류를 고르고 "보내기"를 눌러 보자. 신경은 한 곳에만 닿고, 호르몬은 피를 타고 퍼지며 수용체가 있는 장기만 밝힌다. 오른쪽 시간 축은 1 ms부터 한 달까지를 한 줄에 담은 로그 눈금이다.

SIMULATOR

전선으로 보낼까, 방송할까

시간 축의 막대를 눌러도 고른다
닿기까지—
효과가 이어지는 시간—
반응하는 장기—
해볼 것: ① 신경과 아드레날린을 번갈아 보낸다. 신경은 심장 하나에 약 0.02초 만에, 아드레날린은 피를 한 바퀴 돌아 약 15초 뒤 심장·폐·간·근육에 한꺼번에 닿는다. ② 코르티솔을 고른다. 거의 모든 세포가 수용체를 갖지만 유전자를 거쳐 작용해 효과가 나타나는 데 수십 분, 이어지는 데 몇 시간이 걸린다. ③ 갑상선 호르몬은 며칠에 걸쳐 나타나 몇 주를 간다. (시간 값은 교과서 범위의 대표값. 그림의 움직임은 실제 시간이 아니라 순서를 보여 준다.)

호르몬이 느린 데는 이유가 있다. 피를 한 바퀴 도는 데 약 1분이 걸리고, 물에 녹는 펩타이드·아민 호르몬(아드레날린, 인슐린, ACTH)은 세포막의 수용체에 붙어 세포 안의 2차 전달자를 움직이니 수 초~수 분 안에 효과가 난다. 기름에 녹는 스테로이드·갑상선 호르몬(코르티솔, T4)은 막을 통과해 세포 안 수용체와 함께 유전자를 켜고 끄므로 새 단백질이 만들어질 때까지 몇 시간~며칠이 걸린다.

물에 녹는 호르몬아드레날린, 인슐린, ACTH 기름에 녹는 호르몬코르티솔, T4·T3 cAMP 등 2차 전달자 있던 효소를 켜고 끔 수 초 ~ 수 분 막을 그냥 통과 세포 안 수용체 핵: 유전자 켜기 → 새 단백질 수 시간 ~ 며칠
두 가지 작용 방식. 막을 통과하지 못하는 호르몬은 막 바깥의 수용체를 두드려 세포 안 신호를 증폭한다. 막을 통과하는 호르몬은 세포 안 수용체와 함께 핵으로 들어가 유전자를 조절한다. 앞쪽은 빠르고 짧게, 뒤쪽은 느리고 길게 작용한다.

반감기: 얼마나 오래 남는가

피 속의 호르몬은 간과 콩팥에서 끊임없이 분해되고 걸러진다. 대부분은 남은 양에 비례해 사라지므로, 양이 절반이 되는 시간이 일정하다. 이것이 반감기(Half-life)다. 아드레날린은 약 2분, 코르티솔은 약 1시간, T4는 약 1주다.

$$C(t) = C_0\, e^{-kt}, \qquad k = \frac{\ln 2}{t_{1/2}}$$
\(C_0\) 처음 농도, \(t_{1/2}\) 반감기(아드레날린 약 2분, 코르티솔 약 70분, T4 약 7일), \(k\) 제거 속도 상수. 반감기 1번이면 50 %, 2번이면 25 %, 3.3번이면 10 %가 남는다.

위쪽 사다리에서 호르몬을 고르고, 아래 그래프를 눌러 그 시각에 같은 양을 한 번 더 분비해 보자. "규칙적으로"를 켜면 정해진 간격마다 분비한다.

SIMULATOR

반감기 사다리와 쌓이는 농도

사다리를 눌러 고르고, 그래프를 눌러 분비를 더한다
반감기—
90 % 사라지는 시간—
정상 상태 최고 / 한 번 분비—
해볼 것: ① 아드레날린과 T4를 번갈아 고른다. 모양은 똑같고 시간 축의 단위만 분에서 일로 바뀐다. 반감기는 "얼마나 빨리"의 눈금이다. ② "규칙적으로"를 켜고 간격을 반감기 1배로 둔다. 농도가 쌓여 한 번 분비할 때의 약 2배에서 오르내린다. ③ 간격을 0.25배로 줄인다. 약 6배까지 쌓인다. 반감기보다 자주 분비하면 쌓이고, 정상 상태에 닿는 데는 반감기의 약 4~5배가 걸린다. (1구획 모델, 분비는 즉시 피에 퍼진다고 가정. BD.pkBolus, BD.HORMONES.)

반감기는 신호의 성격을 정한다. 아드레날린처럼 반감기가 짧은 호르몬은 분비를 멈추면 금세 사라지므로 순간순간의 상황을 알리는 데 맞다. T4처럼 반감기가 긴 호르몬은 하루하루의 출렁임을 걸러 내고 몸의 기본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대신 바꾸려 해도 몇 주가 걸린다. 이 점은 뒤에서 갑상선 약을 다룰 때 다시 만난다.

용량-반응: 얼마나 있어야 듣는가

호르몬의 효과는 농도에 비례하지 않는다. 낮은 농도에서는 거의 반응이 없다가 어느 범위에서 가파르게 오르고, 높은 농도에서는 더 늘지 않는다. 이 S자 곡선을 용량-반응 곡선(Dose–response curve)이라 하고, 최대 반응의 절반이 나는 농도를 EC50이라 한다.

$$E = E_{max}\,\frac{C^n}{EC_{50}^{\,n} + C^n}$$
\(E\) 반응, \(E_{max}\) 최대 반응, \(C\) 농도, \(EC_{50}\) 반응이 절반일 때의 농도, \(n\) 힐 계수(곡선의 가파름, 보통 1~3)

흥미로운 점은 반응이 절반일 때 수용체가 절반 차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세포 안 신호가 크게 증폭되기 때문에 수용체의 몇 %만 차도 최대 반응에 가깝게 갈 수 있다. 이런 여유분을 예비 수용체라 한다. 아래에서 수용체 수를 줄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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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용체가 줄면 곡선이 밀린다

곡선 위의 점을 좌우로 끈다
반응수용체 점유율수용체 100 %일 때 반응
EC50—
최대 반응—
이 농도의 점유율—
이 농도의 반응—
해볼 것: ① 점을 끌어 농도 1(해리 상수 Kd와 같은 농도)에 둔다. 수용체는 절반만 찼는데 반응은 90 %를 넘는다. ② 수용체 수를 30 %로 줄인다. 최대 반응은 거의 그대로인데 곡선이 오른쪽으로 밀린다. 같은 효과를 얻으려면 더 많은 호르몬이 필요하다. ③ 10 % 아래로 줄이면 아무리 많아도 최대 반응에 닿지 못한다. 높은 농도에 오래 노출된 세포가 수용체를 줄이는 하향 조절이 이렇게 내성을 만든다. (점유율 = C/(C + Kd), Kd = 1. 반응 = 신호^n/(신호^n + 0.03^n), 신호 = 수용체 수 × 점유율인 증폭 모델.)

수용체 수는 고정되어 있지 않다. 호르몬이 계속 높으면 세포는 수용체를 줄여 둔감해지고(하향 조절), 낮으면 늘려 민감해진다(상향 조절). 인슐린이 늘 높은 상태에서 인슐린이 덜 듣게 되는 것(15장의 인슐린 저항성)도 이와 같은 계열의 현상이다. 같은 호르몬 농도라도 세포가 얼마나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스스로 끄는 고리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Cortisol)은 세 단계의 명령으로 나온다. 뇌의 시상하부(Hypothalamus)가 CRH를 내면, 바로 아래의 뇌하수체(Pituitary gland) 앞엽이 ACTH를 피로 보내고, ACTH가 콩팥 위의 부신(Adrenal gland) 겉질에서 코르티솔을 짜낸다. 이 세 단계를 묶어 HPA 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이라 한다.

핵심은 마지막 화살표다. 코르티솔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로 거슬러 올라가 CRH와 ACTH 분비를 누른다. 코르티솔이 많으면 명령이 줄고, 적으면 명령이 는다. 이 음성 피드백(Negative feedback)이 코르티솔을 정해진 범위 안에 묶어 둔다. 여기에 시상하부의 생체 시계가 새벽마다 명령을 키워 아침에 높고 밤에 낮은 하루 리듬을 얹는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피드백 세기, 지연, 외부 스테로이드를 바꾸고, 커서가 지나는 시각에 스트레스를 넣어 보자. 흐린 점선은 정상 상태다.

SIMULATOR

HPA 축 피드백 루프

오른쪽 그래프를 끌어 시각을 고른다
오전 8시 코르티솔—
자정 코르티솔—
오전 8시 ACTH—
고리의 상태—
해볼 것: ① 처음 상태에서 코르티솔이 오전 7~8시에 약 16 µg/dL로 가장 높고 자정 무렵 약 3으로 낮은 하루 리듬을 확인한다. ② 피드백 세기를 0으로 내린다. 고리가 끊겨 아침 코르티솔이 약 4배로 치솟는다. 브레이크 없이 가속 페달만 남은 셈이다. ③ 처음으로 돌려 외부 스테로이드를 10으로 올린다. 피 속 코르티솔의 총량은 늘지만 ACTH가 눌려 부신이 스스로 만드는 몫이 줄어든다. ④ 오후 2시쯤에 커서가 올 때 스트레스를 넣는다. ACTH가 먼저, 코르티솔이 수십 분 늦게 오르고 피드백이 다시 끌어내린다. (BD.hpa: CRH·ACTH·코르티솔 반감기 9·12·75분, 새벽 6시 반을 정점으로 한 하루 주기 구동, 코르티솔이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를 억제하는 지연 피드백. 교육용 모델.)

피드백을 끄면 리듬은 남지만 크기가 무너진다. 실제로 뇌하수체에 종양이 생겨 코르티솔의 억제를 무시하고 ACTH를 계속 내거나, 부신 종양이 혼자 코르티솔을 만들면 코르티솔이 늘 높은 상태가 된다(쿠싱 증후군). 혈당과 혈압이 오르고, 근육이 줄고, 배와 얼굴에 지방이 붙는다. 반대로 부신이 망가지면 코르티솔이 모자라 ACTH가 치솟는다(애디슨병).

외부 스테로이드는 고리가 그것을 자기 코르티솔로 착각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천식, 관절염, 자가 면역 질환에 쓰는 스테로이드 약을 몇 주 이상 먹으면 ACTH가 눌린 채 부신이 쉬다가 작아진다. 이때 약을 갑자기 끊으면 부신이 곧바로 일을 재개하지 못한다.

스테로이드 약은 스스로 끊거나 줄이지 않는다 오래 먹던 스테로이드 약을 갑자기 끊으면 쉬고 있던 부신이 코르티솔을 충분히 만들지 못해 심한 피로, 저혈압, 저혈당, 쇼크(부신 위기)가 올 수 있다. 의료진은 부신이 회복할 시간을 두고 여러 주에 걸쳐 용량을 줄인다. 시뮬레이터는 원리를 보여 줄 뿐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니다. 용량을 바꾸거나 끊는 일은 반드시 처방한 의료진과 상의한다.

하루 리듬과 시차

코르티솔의 하루 리듬은 시상하부의 생체 시계(Circadian clock)가 만든다. 시계는 아침 빛으로 매일 맞춰지고, 잠에서 깨기 1~2시간 전부터 코르티솔을 올려 몸을 깨울 준비를 한다. 깨고 30분쯤 뒤에 한 번 더 솟는 기상 반응도 있다. 그런데 생활 시간을 갑자기 옮기면(늦잠, 밤샘, 해외여행) 시계는 따라오는 데 며칠이 걸린다. 시계는 하루에 약 1시간 늦출 수 있지만 당기기는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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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시간을 옮기면 몸시계는 며칠 늦게 온다

시계판의 기상 손잡이를 돌리고, 오른쪽 그래프를 끈다
기상 시각—
몸시계 이동—
어긋남—
기상 때 코르티솔—
해볼 것: ① "주말 늦잠"에서 지난 날을 0에 둔다. 몸시계는 그대로인데 2시간 늦게 일어나니 이미 코르티솔이 내려가는 중에 깬다. 반대로 월요일에 다시 일찍 일어나면 몸은 아직 새벽이다. ② "동쪽 여행(−7시간)"에서 지난 날을 늘린다. 하루 약 2/3시간씩만 당겨져 10일 넘게 걸린다. ③ "서쪽 여행"은 하루 약 1시간씩 늦춰져 조금 빠르다. (몸시계 이동 속도: 늦출 때 1시간/일, 당길 때 0.67시간/일로 단순화. 코르티솔 곡선은 BD.hpa의 하루 주기 정점을 옮겨 계산했다.)

시차 피로의 정체는 몸 안의 여러 시계가 서로, 그리고 바깥 시간과 어긋난 상태다. 코르티솔이 바닥일 때 일어나야 하고, 코르티솔이 오를 때 자려 한다. 아침 햇빛을 새 시간대에 맞춰 쬐는 것이 시계를 가장 빨리 옮긴다. 늦은 취침과 주말 늦잠의 반복도 작은 시차(사회적 시차)를 매주 만든다.

스트레스: 초 단위와 시간 단위의 두 응답

깜짝 놀라면 몸은 두 갈래로 반응한다. 먼저 교감 신경과 부신 속질의 아드레날린(Adrenaline, epinephrine)이 몇 초 만에 심박수와 혈당을 올린다. 그다음 HPA 축이 움직여 코르티솔이 수십 분 뒤에 정점에 이르고 몇 시간 동안 에너지를 공급하고 염증을 누른다. 아래 그래프의 가로축을 로그 눈금으로 두면 1초와 4시간을 한 화면에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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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레날린은 초, 코르티솔은 시간

그래프를 끌어 시점을 읽는다
아드레날린 최고—
심박수 최고—
코르티솔 최고—
해볼 것: ① 로그 시간에서 세 곡선이 오르는 시점을 비교한다. 심박수는 1~2초 만에 뛰어오르고, 아드레날린은 1~2분에 걸쳐 오르며, 코르티솔은 스트레스가 시작되고 40분~1시간 뒤에야 정점이다. ② 지속을 1분으로 줄인다. 아드레날린은 몇 분 만에 사라지지만 코르티솔은 그 뒤 몇 시간 높게 남는다. ③ "한 번 더"를 켜고 보통 시간으로 바꾼다. 두 번째 스트레스는 이미 높은 코르티솔 위에 얹힌다. 스트레스가 잦으면 코르티솔이 내려올 틈이 없다. (아드레날린: 반감기 2분, 신경 자극은 약 2초에 켜짐. 심박수는 교감 신경과 아드레날린의 합으로 어림. 코르티솔: 오후 2시에 스트레스를 넣은 BD.hpa. 교육용 모델.)

코르티솔은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 불리지만 해로운 물질이 아니다. 간에서 포도당을 만들게 하고, 지방을 분해해 연료를 내고, 염증이 지나치지 않게 누른다. 문제는 오래 높을 때다. 잠이 모자라고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저녁에도 코르티솔이 내려가지 않아 혈당이 오르고, 회복과 수면이 방해받는다. 운동도 하나의 스트레스다. 고강도 훈련 뒤에 코르티솔이 오르고 회복하며 내려오는 과정이 반복될 때 몸이 강해진다.

갑상선과 TSH: 작은 변화를 키우는 확대경

갑상선 호르몬 T4(Thyroxine)와 그 활성형 T3는 거의 모든 세포의 대사 속도를 정한다. 같은 고리 구조다. 시상하부의 TRH가 뇌하수체의 TSH(Thyroid-stimulating hormone)를 내게 하고, TSH가 갑상선에서 T4를 만들게 하며, 피 속의 유리 T4(FT4(Free T4))가 다시 TSH를 누른다.

이 고리의 정상 상태는 두 곡선의 교점이다. 하나는 "FT4가 이만큼이면 뇌하수체가 TSH를 이만큼 낸다"는 뇌하수체 곡선, 다른 하나는 "TSH가 이만큼이면 갑상선이 FT4를 이만큼 만든다"는 갑상선 곡선이다. 아래 그래프의 세로축(TSH)은 로그 눈금이다.

$$TSH \approx 10^{\,2.37 - 0.137\,\times\,FT4}$$
뇌하수체 곡선(교육용 근사). \(FT4\) 유리 T4(pmol/L, 정상 약 12~22), \(TSH\)(mU/L, 정상 약 0.4~4). FT4가 1 pmol/L 오르면 TSH는 약 27 % 줄고, 5 pmol/L 오르면 약 5분의 1이 된다.
SIMULATOR

두 곡선의 교점이 검사 결과다

교점을 좌우로 끈다
뇌하수체 곡선(FT4 → TSH)갑상선 곡선(TSH → FT4)정상 범위
TSH—
FT4—
판정(교육용)—
해볼 것: ① 교점을 왼쪽으로 조금 끌어 FT4를 16에서 13으로 낮춘다. FT4는 아직 정상 범위인데 TSH는 1.5에서 약 4로 2.5배가 된다. TSH가 먼저 갑상선 기능 변화를 알린다. ② "초기 기능 저하"를 고른다. FT4는 정상, TSH만 높은 상태(무증상 기능 저하). ③ "그레이브스병"은 항체가 TSH 대신 갑상선을 자극해 갑상선 곡선이 오른쪽으로 밀린다. FT4가 오르고 TSH는 거의 0으로 눌린다. (BD.pituitaryTSH, BD.thyroidFT4, BD.hptEquilibrium. 판정 기준은 교육용이며 실제 기준은 검사실·학회에 따라 다르다.)

TSH가 검사의 첫 줄에 오는 이유가 여기 있다. 뇌하수체는 FT4의 작은 변화에 TSH를 몇 배씩 바꿔 반응하므로, TSH는 FT4보다 훨씬 예민한 확대경이다. 갑상선이 약해지기 시작하면 FT4가 정상 범위 안에서 조금 내려가는 동안 TSH가 먼저 높아진다. 다만 이 논리는 뇌하수체가 정상일 때만 맞다. 뇌하수체 자체가 고장 나면 TSH와 FT4가 함께 낮아진다.

상태TSHFT4고리에서 일어난 일
정상약 0.4~4약 12~22두 곡선이 정상 상자 안에서 만난다
갑상선 기능 저하(갑상선 원인)높음낮음갑상선 곡선이 왼쪽으로, TSH가 올려 보상하려 한다
무증상 기능 저하조금 높음정상TSH 확대경이 먼저 반응한 단계
그레이브스병(항진)매우 낮음높음항체가 TSH 없이 갑상선을 자극, 뇌하수체는 꺼진다

약을 바꾸면 왜 6주를 기다리는가

갑상선 기능 저하로 T4 약을 먹기 시작하거나 용량을 바꾸면, 의료진은 보통 6~8주 뒤에 다시 피검사를 한다. T4의 반감기가 약 7일이어서 새 정상 상태에 닿는 데 반감기의 4~5배, 곧 한 달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검사일 표시를 끌어 너무 일찍 검사하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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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4 반감기 7일: 검사 시점 고르기

검사일 손잡이를 좌우로 끈다
검사일—
FT4—
TSH—
최종 변화 중 도달—
해볼 것: ① 검사일을 14일에 둔다. FT4는 아직 오르는 중이고 TSH도 높다. 이 결과로 용량을 올리면 지나치게 된다. ② 42일(6주)로 옮긴다. 변화의 90 % 넘게 도달해 결과를 믿을 만하다. ③ "용량을 1.5배로"를 켠다. 바꾼 뒤에도 다시 몇 주가 걸린다. (BD.hptDynamics: 갑상선 기능 30 %로 떨어진 상태에서 시작, FT4 반감기 7일, TSH는 몇 시간 안에 따라간다. 보충량은 약의 양이 아니라 FT4에 더해지는 몫으로 나타낸 교육용 단위다.)

이 장의 수치와 시뮬레이터는 원리를 보여 주기 위한 교육용 모델입니다. 피로, 체중 변화, 두근거림, 추위·더위를 심하게 타는 증상이 있거나 호르몬 검사 결과가 걱정되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검사 기준은 검사실과 학회, 시기에 따라 다릅니다.

피드백 루프의 설계도

HPA 축과 HPT 축, 2장의 압반사, 19장의 체온 조절은 모두 같은 설계도를 따른다. 조절할 변수, 그것을 재는 감지기, 목표값(설정점(Set point))과 비교하는 조절 중추, 변수를 움직이는 효과기. 고리의 성질은 두 숫자가 크게 정한다. 얼마나 세게 고치는가(이득)와 얼마나 늦게 알아차리는가(지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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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과 지연으로 고리 만들기

빨간 방해 손잡이를 위아래로 끈다
남은 오차—
가장 크게 벗어남—
판정—
해볼 것: ① 이득을 0, 1, 4, 12로 바꾼다. 이득이 클수록 남는 오차가 작아진다(오차 ≈ 방해 ÷ (1 + 이득)). ② 이득 4에서 지연을 5로 늘린다. 늦게 알아차린 만큼 지나치게 고쳐 출렁이고, 이득 8이면 출렁임이 커지며 멈추지 않는다. 호르몬 고리가 느린 반감기와 지연에도 안정한 것은 이득을 적당히 낮게 두기 때문이다. ③ 양성 피드백으로 바꾼다. 작은 방해에도 한쪽 끝까지 달려 효과기의 한계에서 멈춘다. 분만 때의 옥시토신, 배란 직전의 LH 급증이 이런 고리다. (BD.feedback: 조절 변수의 시간 상수 10, 설정점 37, 효과기 출력 한계 ±40. 시간 단위는 임의.)

설계도로 보면 몸의 고리들은 공통된 타협을 한다. 너무 약하면 방해에 밀리고, 너무 세거나 늦으면 출렁인다. 호르몬 고리는 대체로 느리고 부드럽게, 신경 반사 고리는 빠르고 날카롭게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몸은 같은 변수를 신경(빠른 조정)과 호르몬(느리고 오래가는 조정)이라는 두 고리로 함께 붙잡는 경우가 많다. 혈압, 혈당, 체온이 모두 그렇다.

다온의 대회 날 호르몬

오전 8시 출발. 다온은 5시 반에 일어난다. 몸은 이미 준비하고 있었다. 새벽부터 시상하부의 시계가 CRH를 늘려 코르티솔이 하루 중 가장 높은 구간에 들어서 있고, 출발선에서 긴장과 함께 아드레날린이 솟는다. 그런데 대회 전 주말에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CASE 다온다온의 기록 · 17장

대회 날 아침 코르티솔 약 16 µg/dL, 늦잠 주말 뒤라면 기상 때 약 13

평소 몸시계(정점 약 6시 반)라면 5시 반 기상 때 코르티솔은 약 16 µg/dL, 출발 시각 8시에도 약 16으로 하루 중 가장 높은 구간이다(BD.hpa). 이 코르티솔이 간의 포도당 생산과 지방 분해를 미리 켜 두어 달리기에 쓸 연료를 준비한다. 출발 몇 분 전부터는 긴장으로 아드레날린이 쉴 때의 몇 배로 오르고, 반감기 약 2분으로 빠르게 오르내리며 심박수와 혈당을 끌어올린다. 대회 1시간을 스트레스로 넣으면 코르티솔은 9시 반쯤 약 20으로 정점을 찍고 오후에 내려온다. 반면 대회 전 일주일 동안 새벽 3시에 자고 10시 반에 일어났다면 몸시계가 약 2시간 밀려, 5시 반에 깰 때 코르티솔은 약 13에 그친다. 몸이 아직 새벽인 채로 출발선에 서는 셈이다. 갑상선 검사는 TSH 1.5 mU/L, FT4 약 16 pmol/L로 두 곡선이 정상 상자 한가운데서 만난다.

이 장에서 확인한 것아침 코르티솔 리듬과 늦잠이 만드는 2시간의 어긋남, 출발 직전 아드레날린(초 단위)과 대회 뒤 코르티솔(시간 단위), 정상 갑상선 고리.
아직 모르는 것대회 중 땀으로 잃는 물과 소금을 몸은 어떻게 알아채고 지키는가. 항이뇨 호르몬이라는 또 하나의 호르몬 고리.
다음 단계18장에서 콩팥과 체액, 땀 0.6 L가 혈장 삼투압과 ADH를 어떻게 바꾸는지 본다.

핵심 정리

  1. 신경은 정해진 표적에 밀리초로, 호르몬은 피를 타고 수용체를 가진 모든 세포에 초~일 단위로 신호를 보낸다. 물에 녹는 호르몬은 막 수용체로 빠르게, 스테로이드·갑상선 호르몬은 유전자를 거쳐 느리고 길게 작용한다.
  2. 반감기는 신호의 시간 눈금이다(아드레날린 약 2분, 코르티솔 약 1시간, T4 약 7일). 반감기보다 자주 분비하면 쌓이고, 정상 상태까지 반감기의 4~5배가 걸린다.
  3. 용량-반응은 S자 곡선이고 EC50과 힐 계수로 요약된다. 수용체가 줄면(하향 조절) 곡선이 오른쪽으로 밀리고, 더 줄면 최대 반응도 떨어진다.
  4. HPA 축은 CRH → ACTH → 코르티솔과 코르티솔의 음성 피드백으로 이루어지고, 생체 시계가 아침에 높고(약 16 µg/dL) 밤에 낮은(약 3) 리듬을 얹는다. 외부 스테로이드는 ACTH를 눌러 부신을 쉬게 하므로 스스로 끊으면 위험하다.
  5. TSH는 FT4의 작은 변화를 크게 키우는 확대경이다. T4 반감기가 길어 약 용량을 바꾸면 6~8주 뒤에 검사한다.
  6. 피드백 고리의 성질은 이득과 지연이 정한다. 이득이 크면 오차가 작지만, 지연과 함께 커지면 출렁인다. 양성 피드백은 한쪽 끝까지 달린다.

확인 퀴즈

반감기가 7일인 T4의 분비가 갑자기 멈췄다면 3주 뒤 피 속에 남는 양은 처음의 몇 %인가?

3주 = 반감기 3번. 1/2 × 1/2 × 1/2 = 1/8 = 12.5 %. 실제로는 갑상선이 계속 일부를 만들고 TSH가 올라 보상하지만, 반감기만 보면 이렇다.

천식 때문에 스테로이드 약을 두 달째 먹고 있는 사람의 HPA 축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는 외부 스테로이드를 자기 코르티솔로 여겨 CRH·ACTH를 줄인다. 오래 눌린 부신은 쉬며 작아지므로, 약은 의료진의 계획에 따라 천천히 줄여야 한다.

TSH가 높고 FT4가 낮다. 고리에서 가장 먼저 의심할 곳은?

갑상선 곡선이 왼쪽으로 밀리면 FT4가 내려가고, 피드백이 약해진 뇌하수체는 TSH를 크게 올린다. 그레이브스병은 반대로 FT4가 높고 TSH가 눌린다.

호르몬이 계속 높은 탓에 표적 세포의 수용체가 줄었다. 용량-반응 곡선의 변화로 알맞은 것은?

예비 수용체가 많을 때는 수용체가 줄어도 최대 반응은 유지되고 EC50만 커진다(오른쪽 이동). 예비분이 바닥나면 최대 반응 자체가 떨어진다. 하향 조절이 내성을 만드는 방식이다.

반감기가 1시간인 호르몬을 1시간마다 같은 양씩 분비하면, 정상 상태에서 분비 직후의 최고 농도는 한 번만 분비했을 때의 몇 배인가?

간격마다 남는 비율은 1/2이므로 최고 농도는 1 + 1/2 + 1/4 + … = 1/(1 − 1/2) = 2배에 수렴한다. 반감기보다 자주 분비할수록 이 배수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