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5

심장의 전기와 심전도

심장은 뇌가 시키지 않아도 뛴다. 오른쪽 심방 벽에 붙은 작은 세포 덩어리가 스스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가 정해진 길을 따라 0.2초 안에 심장 전체로 퍼지며 근육을 차례로 수축시킨다. 이 전기의 일부는 피부까지 새어 나와, 손목과 발목에 붙인 전극으로 잴 수 있다. 그것이 심전도다. 이 장은 박자를 만드는 세포, 박자를 바꾸는 신경, 전기가 지나는 길, 그리고 종이 위의 꼬불꼬불한 선을 읽는 법을 직접 돌려 본다.

스스로 뛰는 심장: 동방결절

개구리 심장을 꺼내 식염수에 담가 두면 한참 동안 혼자 뛴다. 신경이 모두 끊겼는데도 뛴다는 것은 박자를 만드는 장치가 심장 안에 있다는 뜻이다. 그 장치가 오른쪽 심방 위쪽 벽의 동방결절(Sinoatrial node, SA node)이다. 길이 1~2 cm의 작은 세포 덩어리로, 심장의 심박 조율기(Pacemaker)다.

보통의 근육 세포는 자극이 오기 전까지 막전위가 약 −90 mV에 가만히 머문다. 동방결절 세포는 다르다. 한 번 흥분한 뒤 막전위가 약 −60 mV까지 내려가자마자 다시 저절로 조금씩 올라간다. 이 느린 오르막(4기)이 역치(약 −40 mV)에 닿으면 칼슘 통로가 열리며 확 치솟고(0기), 칼륨이 빠져나가며 다시 내려온다(3기). 이 톱니 모양이 끝없이 되풀이된다.

오르막을 만드는 것은 막전위가 낮을 때 오히려 열리는 이상한 나트륨 통로다. 이름도 "이상한 전류"(펀니 전류(Funny current, If))다. 아래 시뮬레이터에서 자율신경 두 개를 움직여 오르막이 어떻게 바뀌는지 보자.

SIMULATOR

동방결절의 톱니: 박자를 만드는 세포

역치·이완기 전위 선을 위아래로 끈다
심박수—
4기 기울기—
4기 길이—
이완기 전위 → 역치—
해볼 것: ① 부교감을 0으로 내린다. 신경이 끊긴 동방결절의 내재 박동, 약 100 bpm이 나온다. 안정 시 72 bpm은 미주 신경이 늘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는 뜻이다. ② 교감을 1까지 올린다. 오르막이 가팔라지고 역치가 낮아져 190 bpm 가까이 뛴다. ③ 역치 선을 위로 끌거나 이완기 전위 선을 아래로 끈다. 올라가야 할 거리가 늘어 박자가 느려진다. ④ 부교감을 1로 올리면 30 bpm 아래로 떨어진다(경고). (BD.saNode 조각 모델: ACh는 기울기를 줄이고 이완기 전위를 낮추며, 노르에피네프린은 기울기를 키우고 역치를 낮춘다. 실제 이온 전류를 푼 것이 아니다.)

자율신경은 세 가지 손잡이로 박자를 바꾼다. 오르막의 기울기, 출발점인 최대 이완기 전위, 도착점인 역치다. 부교감 신경(미주 신경)의 아세틸콜린은 칼륨 통로를 열어 출발점을 낮추고 펀니 전류를 줄여 기울기를 눕힌다. 교감 신경의 노르에피네프린은 펀니 전류와 칼슘 전류를 키워 기울기를 세우고 역치를 낮춘다.

안정 시 심장은 브레이크를 밟고 있다 심장 이식을 받은 사람의 심장은 신경이 이어져 있지 않아 쉴 때도 약 90~110 bpm으로 뛴다. 건강한 사람의 안정 심박수 60~80 bpm은 미주 신경이 늘 내재 박동을 눌러 두고 있는 결과다. 운동을 시작하면 심박수가 몇 초 만에 오르는데, 이 첫 상승은 교감 신경이 가속기를 밟기 전에 미주 신경 브레이크를 놓는 것만으로 일어난다.

전기가 지나가는 길

동방결절에서 시작된 흥분은 심방 근육을 타고 퍼져 두 심방을 수축시킨다. 그런데 심방과 심실 사이에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섬유 고리(판막의 받침)가 있어서, 흥분이 심실로 넘어가는 문은 단 하나, 방실결절(Atrioventricular node, AV node)뿐이다. 방실결절은 일부러 느리게 전기를 전한다. 약 0.1초의 이 지연 덕분에 심방이 피를 다 밀어 넣은 다음에야 심실이 수축한다.

방실결절을 지난 흥분은 히스 다발(Bundle of His)과 좌우 다발 가지를 거쳐 심실 벽 안쪽에 그물처럼 깔린 푸르키네 섬유(Purkinje fibers)로 초속 2~4 m의 빠른 속도로 퍼진다. 그래서 두 심실의 근육이 거의 동시에, 그것도 심첨(아래 끝)부터 위쪽으로 짜내듯 수축한다.

우심방 좌심방 우심실 좌심실 동방결절 0 ms 방실결절 약 40 → 130 ms 히스 다발 약 150 ms 푸르키네 섬유 약 160~220 ms 심방 근육으로 퍼짐(약 90 ms)
전도 경로와 도착 시각. 흥분은 동방결절(0 ms)에서 시작해 약 40 ms 만에 방실결절에 닿고, 그곳에서 약 0.1초 머문 뒤 히스 다발과 푸르키네 섬유를 따라 수십 ms 안에 심실 전체로 퍼진다. 점선은 심방 근육을 지나는 길, 실선은 특수 전도 섬유다. 시각은 교과서의 대표값을 반올림했다.

아래에서 흥분(노란 점)이 길을 따라 움직이는 동안 오른쪽 심전도가 한 박동씩 그려진다. 방실결절 지연을 늘려 보면 P파와 QRS파 사이가 벌어진다.

SIMULATOR

흥분이 지나가는 길과 심전도

지금 일어나는 일—
PR 간격—
P : QRS—
해볼 것: ① 재생 속도를 0.1배로 낮추고 노란 점이 방실결절(두 번째 점)에서 한참 머무는 것을 본다. 이 동안 심전도는 평평하다(PR 분절). ② 지연을 0.2초 넘게 늘린다. PR 간격이 200 ms를 넘으면 1도 방실 차단이다. 박자는 그대로 유지된다. ③ "2도 차단"은 PR이 점점 길어지다 QRS 하나가 빠진다(벤케바흐). ④ "3도 차단"에서는 심방과 심실이 서로 모르는 채 따로 뛴다. 심실은 아래쪽의 느린 예비 조율기(약 38 bpm)에 맡겨지고 QRS가 넓어진다. (흥분 시각은 대표값으로 정한 교육용 시간표이고, 파형은 BD.ecg 합성 심전도다.)

전도 경로의 각 부분은 모두 스스로 박동할 능력이 있지만 속도가 다르다. 동방결절 약 60~100, 방실결절 약 40~60, 심실의 푸르키네 섬유 약 20~40 bpm이다. 가장 빠른 동방결절이 늘 먼저 흥분을 보내 나머지를 "덮어쓰기" 때문에 평소에는 동방결절이 박자를 쥔다. 위에서 3도 차단을 걸었을 때 심실이 느리게나마 계속 뛴 것은 이 예비 조율기 덕분이다.

심전도: 몸 표면에서 엿듣는 전기

수많은 심근 세포가 한꺼번에 흥분하고 회복할 때 생기는 전류는 몸 전체로 퍼진다. 피부의 두 지점 사이 전압 차이를 시간에 따라 기록한 것이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다. 심전도의 각 파는 심장의 특정 부분이 흥분하거나 회복하는 순간이다.

이름무엇이 일어나는가정상 길이
P파심방의 탈분극(흥분)0.08~0.11 s
PR 간격심방 흥분 시작 → 심실 흥분 시작. 대부분이 방실결절 지연0.12~0.20 s
QRS파심실의 탈분극. 근육이 많아 가장 크다. 심방의 회복은 이 안에 묻힌다0.12 s 미만
ST 분절심실 전체가 흥분해 있는 시간(활동 전위의 고원기). 평평해야 한다—
T파심실의 재분극(회복)—
QT 간격심실 흥분 시작 → 회복 끝. 심박수에 따라 달라진다약 0.35~0.44 s
0.2 s 0.5 mV 큰 칸 5개 = 1초 작은 칸(1 mm) 0.04 s · 0.1 mV 큰 칸(5 mm) 0.2 s · 0.5 mV 종이 속도 25 mm/s · 감도 10 mm/mV
심전도 종이의 눈금. 표준 기록에서 종이는 1초에 25 mm 지나가므로 작은 칸(1 mm) 하나가 0.04초, 굵은 선으로 묶인 큰 칸(5 mm) 하나가 0.2초다. 세로로는 1 mV가 10 mm다. 칸을 세면 시간과 전압을 바로 읽을 수 있다.

아래는 다온의 검진 심전도에서 한 박동을 확대한 것이다. 파형이나 분절을 누르면 설명이 나오고, 두 개의 세로 자(캘리퍼)를 끌어 간격을 직접 잴 수 있다.

SIMULATOR

한 박동 해부와 캘리퍼

파형을 누르거나 아래 손잡이를 끈다
파형을 누르면 설명이 나온다.
캘리퍼 간격—
작은 칸 / 큰 칸—
정상 범위—
해볼 것: ① PR 버튼을 누르고 캘리퍼가 P파 시작과 QRS 시작에 놓인 것을 확인한다. 약 160 ms, 작은 칸 4개다. ② QRS는 작은 칸 2개 남짓(약 90 ms). 3칸(120 ms)을 넘으면 심실 안의 전도가 느리다는 신호다. ③ 심박수를 120으로 올리고 QT를 다시 잰다. 짧아진다. 그래서 QT는 심박수로 보정해서(QTc) 읽는다. (합성 심전도 BD.ecg, 유도 II 비슷한 모양. 화면의 칸은 종이와 같은 비율로 그렸다.)

심전도 종이로 심박수 읽기

종이 속도가 정해져 있으니 R파 사이의 칸 수만 세면 심박수가 나온다. 큰 칸 하나가 0.2초이므로 1분(60초)은 큰 칸 300개, 작은 칸 1,500개다.

$$HR = \frac{300}{\text{R–R 사이 큰 칸 수}} = \frac{1500}{\text{R–R 사이 작은 칸 수}}$$
\(HR\) 심박수(bpm). 큰 칸 4개(0.8 s)면 75 bpm, 5개(1.0 s)면 60 bpm. 리듬이 불규칙하면 6초 동안의 R파 수 × 10을 쓴다.

실전에서는 굵은 선 위에 놓인 R파 하나를 찾고, 그다음 굵은 선마다 "300, 150, 100, 75, 60, 50"을 외며 다음 R파가 어디쯤 오는지 본다. 아래에서 직접 해 보자.

SIMULATOR

칸 세어 심박수 읽기

빨간 캘리퍼를 다음 R파로 끈다
300 ÷ 큰 칸—
1500 ÷ 작은 칸—
6초 R파 × 10—
실제 평균?
해볼 것: ① 첫 R파는 굵은 선 위에 있다. 위쪽의 300, 150, 100 … 숫자를 보고 다음 R파가 어느 두 숫자 사이에 오는지 어림한 다음, 캘리퍼를 끌어 정확히 잰다. ② "정답 보기"로 실제 평균과 비교한다. 규칙 리듬에서는 세 방법이 거의 같다. ③ "불규칙"으로 바꾼다. R–R 간격이 박동마다 달라 300 규칙은 어느 두 박동을 고르느냐에 따라 크게 틀리고, 6초 방법이 평균에 가깝다. (종이 속도 25 mm/s 기준으로 그린 화면. 좁은 화면에서는 6초를 3초씩 두 줄로 나눴다.)

유도: 같은 전기를 다른 방향에서 보기

심장의 흥분은 매 순간 크기와 방향을 가진 화살표 하나(전기 쌍극자, 심장 벡터(Cardiac vector))로 묶을 수 있다. 한 박동 동안 이 화살표는 고리를 그리며 돈다. 심방이 흥분할 때는 작게 왼쪽 아래로, 심실이 흥분할 때는 크게 왼쪽 아래로, 마지막에 잠깐 위쪽으로 향한다.

두 전극 사이의 전압은 이 화살표를 두 전극을 잇는 선에 비춘 그림자다. 이 선 하나를 유도(Lead)라 한다. 오른팔-왼팔이 유도 I, 오른팔-왼다리가 유도 II, 왼팔-왼다리가 유도 III이고, 세 선은 몸 앞에 거의 정삼각형(아인트호벤 삼각형(Einthoven's triangle))을 이룬다. 화살표가 유도 쪽을 향하면 위로 솟은 파, 반대쪽이면 아래로 꺼진 파가 그려진다.

SIMULATOR

심장 벡터와 세 유도의 그림자

삼각형 안을 눌러 전기축을 돌린다
유도 I유도 II유도 III심장 벡터
전기축—
QRS 순 크기 I / II / III—
판정—
해볼 것: ① 재생을 느리게 두고 빨간 화살표가 고리를 그리는 동안 세 유도 위의 색 막대(그림자)가 오르내리는 것을 본다. 오른쪽 파형은 그 그림자를 시간에 따라 그린 것이다. ② 전기축을 60°에서 −60°로 돌린다. 유도 II와 III의 QRS가 아래로 뒤집힌다(왼쪽 축 편위). ③ 어느 각도에서든 II의 높이 = I + III이 성립하는지 숫자로 확인한다(아인트호벤 법칙). (정면 평면만 그린 교육용 벡터 고리. 각도는 유도 I 방향을 0°, 아래쪽을 +로 잰다.)

병원에서 쓰는 12유도 심전도는 팔다리 유도 6개(I, II, III, aVR, aVL, aVF)와 가슴 유도 6개(V1~V6)로 심장을 정면과 가로 단면에서 함께 본다. 심장의 한 부분에 피가 모자라면(심근 허혈) 그 부분을 바라보는 유도에서만 ST 분절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므로, 어느 유도에서 변화가 보이는지로 위치를 짐작한다.

심실 근육의 긴 활동 전위

심실 근육 세포의 활동 전위는 신경의 1 ms짜리 스파이크와 달리 약 0.25~0.3초 이어진다. 나트륨이 들어오며 확 치솟은(0기) 뒤, 칼슘이 들어오고 칼륨이 나가며 균형을 이루는 긴 고원기(Plateau, 2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고원기 동안 세포는 다시 흥분하지 않는다(불응기). 그래서 심장은 골격근처럼 수축이 겹쳐 굳는 강축에 빠지지 않고, 매번 이완하며 다시 채울 시간을 얻는다.

심전도와 나란히 놓으면 대응이 분명하다. QRS파는 심실 세포들의 0기, ST 분절은 모두가 고원기에 있는 시간, T파는 3기(재분극)다. 그러니 QT 간격은 심실 활동 전위의 길이와 거의 같다.

SIMULATOR

활동 전위와 QT 간격

세로 커서를 좌우로 끈다
R–R—
QT—
QTc(Bazett)—
커서 위치—
해볼 것: ① 커서를 QRS → ST → T로 옮기며 활동 전위의 0기 → 2기(고원) → 3기가 대응하는 것을 본다. ② 심박수를 160까지 올린다. QT는 짧아지지만 QTc는 거의 그대로다. 심장은 빨리 뛸수록 활동 전위를 줄여 이완 시간을 지킨다. ③ "QT 연장"을 켠다. QTc가 470 ms를 넘으면 빨간 경고가 뜬다. 다음 박동이 회복 중인 세포를 건드리기 쉬워져 위험한 심실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활동 전위는 BD.ventricularAP 조각 모델, 끝을 T파 끝에 맞췄다. QT 연장은 ST-T 구간을 시간축으로 늘려 흉내 냈다.)
$$QT_c = \frac{QT}{\sqrt{RR}}$$
\(QT\) 측정한 QT 간격(s), \(RR\) R–R 간격(s), \(QT_c\) 심박수 60(RR 1 s)일 때로 환산한 QT(대략 남성 0.45 s, 여성 0.46 s 미만을 정상으로 본다). Bazett 식은 심박수가 아주 빠르거나 느리면 오차가 커서 다른 보정식도 쓴다.

박동 사이의 흔들림: 심박 변이

건강한 심장은 메트로놈처럼 뛰지 않는다. 숨을 들이쉴 때 심박이 조금 빨라지고 내쉴 때 느려진다. 이것을 호흡성 동성 부정맥(Respiratory sinus arrhythmia)이라 하는데, 이름과 달리 병이 아니라 미주 신경이 박동마다 브레이크를 섬세하게 조절하고 있다는 건강한 신호다. 박동 간격의 이런 흔들림 전체를 심박 변이(Heart rate variability, HRV)라 한다.

심박 변이는 박동 간격(R–R)을 차례로 그린 타코그램으로 본다. 흔히 쓰는 두 숫자는 간격 전체의 표준편차 SDNN과 이웃 간격 차이의 제곱평균제곱근 RMSSD다. RMSSD는 박동 하나하나의 빠른 변화를 보므로 미주 신경의 활동을 잘 반영한다.

SIMULATOR

숨 쉴 때마다 흔들리는 박자

심전도순간 심박수폐 부피(호흡)
평균 심박수—
SDNN—
RMSSD—
한 호흡 안의 심박 폭—
해볼 것: ① 노란 호흡 곡선이 오를 때(들이쉼) 파란 순간 심박수가 같이 오르는 것을 본다. ② 미주 신경 긴장을 0으로 내린다. 심박수가 100을 넘고 변이가 거의 사라진다. 스트레스, 피로, 과훈련, 탈수에서 HRV가 떨어지는 모습과 닮았다. ③ 긴장을 0.6으로 올리고 호흡을 분당 6회로 늦춘다. 한 호흡 안의 심박 폭이 커지고 푸앵카레 점들이 길게 퍼진다. (BD.ecg에 박동 흔들림과 호흡 변조를 넣은 교육용 모델. 호흡이 느릴수록 변조가 커지게 장 안에서 어림했다. 시간은 실제 속도.)

심박 변이는 사람마다 크게 다르고 나이가 들면 줄어든다. 같은 사람 안에서는 잘 쉬고 잘 회복했을 때 높고, 잠이 부족하거나 아프거나 훈련이 과했을 때 낮아진다. 그래서 운동하는 사람들은 아침 HRV를 자기 자신과 비교하는 회복 지표로 쓴다. 다른 사람의 숫자와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부정맥: 박자가 어긋날 때

박자를 만드는 곳이나 전기가 지나는 길에 문제가 생기면 부정맥(Arrhythmia)이 된다. 심전도는 부정맥을 가리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다. 하지만 심장에게 더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피를 얼마나 내보내는가"다. 아래 모니터에서 리듬을 바꾸면 심전도와 함께 동맥압과 어림한 심박출량이 바뀐다.

SIMULATOR

부정맥 갤러리: 박자와 펌프

심박수—
박출량 범위—
심박출량(어림)—
평균 동맥압—
해볼 것: ① "심방세동"을 고른다. R파 간격이 제멋대로이고 동맥압 맥박의 높이가 박동마다 다르다. 짧은 간격 뒤의 박동은 덜 채워져 약하다. ② "심실 조기 수축"에서 일찍 온 박동은 맥박이 거의 없고, 다음 박동은 쉬는 시간이 길어 크다. ③ "3도 차단"은 심박수가 38로 떨어져 심박출량이 크게 준다. ④ "심실세동"은 전기만 요동치고 펌프가 멈춘다. 몇 초 만에 혈압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박출량은 직전 R–R 간격으로 정한 채움 × 심방 수축 기여로 박동마다 어림하고, 동맥압은 2요소 윈드케셀로 풀었다. 압반사 보상은 넣지 않았다.)

심방세동에서는 심방이 1분에 300~600번 잘게 떨기만 할 뿐 제대로 수축하지 못한다. 심실을 마지막에 채워 주던 심방 수축이 사라지는 것이다. 엔진의 심장 모델로 비교하면, 다온의 심장에서 심방 수축을 빼면 같은 심박수 72에서 심박출량이 약 9 % 줄고, 심박수 110에서는 더 많이 준다. 채울 시간이 짧을수록 심방이 밀어 넣는 마지막 몫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떨기만 하는 심방 안에서 피가 고여 굳으면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장의 수치와 시뮬레이터는 원리를 보여 주기 위한 교육용 모델입니다. 두근거림, 어지러움, 실신, 가슴 통증, 숨가쁨이 있거나 검진 심전도 결과가 걱정되면 의료진과 상담하세요. 스마트워치의 심전도·불규칙 리듬 알림은 참고일 뿐 진단이 아닙니다.

심박을 스스로 조절하려는 실험은 하지 말 것 목의 경동맥을 문지르거나 세게 누르기, 숨을 참고 오래 힘주기 같은 방법은 미주 신경을 강하게 자극해 심박을 갑자기 떨어뜨리거나 실신을 일으킬 수 있다. 의료진이 감시 장비 아래에서만 하는 처치다. 고용량 카페인이나 각성제를 한꺼번에 먹는 것도 부정맥을 부를 수 있다. 쓰러진 사람이 숨을 쉬지 않으면 심실세동일 수 있으니 바로 119에 알리고 가슴 압박을 시작하며 자동 심장 충격기(AED)를 찾는다.

다온의 심전도와 12주

다온의 검진 심전도는 정상 동리듬 72 bpm, PR 0.16 s, QRS 0.09 s였다. P파가 모든 QRS 앞에 하나씩 있고, 간격은 모두 정상 범위다. 다온은 12주 동안 주 3~4회 달리기를 한다. 유산소 훈련이 쌓이면 심장에 무슨 일이 생길까. 가장 먼저 드러나는 변화는 전기의 박자다. 훈련은 쉴 때의 미주 신경 긴장을 높여 동방결절의 오르막을 눕힌다.

SIMULATOR

다온의 안정 심전도, 0주에서 12주까지

아래 그래프를 끌어 주를 고른다
안정 심박수—
하루 박동 수—
SDNN—
RMSSD—
해볼 것: ① "12주 재생"을 누른다. 모니터의 박동 간격이 조금씩 벌어지고 흔들림이 커지며, 아래 그래프에서 심박수는 내려가고 RMSSD는 올라간다. 변화는 처음 몇 주에 빠르고 뒤로 갈수록 느려진다. ② 하루 박동 수를 비교한다. 72 bpm이면 약 10만 4천 번, 64 bpm이면 약 9만 2천 번이다. ③ "12주 뒤 중단"을 고르고 16주로 민다. 훈련을 멈추면 몇 주 만에 상당 부분이 되돌아간다. (훈련 효과를 미주 신경 긴장 ACh 0.41 → 0.515로 어림한 교육용 모델: BD.saNode, BD.ecg, BD.hrvStats. 실제 변화량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다.)
CASE 다온다온의 기록 · 5장

정상 동리듬 72 bpm, PR 0.16 s, QRS 0.09 s. 12주 뒤 안정 심박 약 64

검진 심전도는 정상 동리듬이다. 모든 QRS 앞에 P파가 있고 PR 0.16 s(정상 0.12~0.20), QRS 0.09 s(0.12 미만), QT 약 0.38 s에 QTc 약 0.41 s로 모두 정상 범위다. 엔진의 동방결절 모델에서 신경이 끊긴 내재 박동은 약 103 bpm이므로, 다온의 72 bpm은 미주 신경이 브레이크를 꽤 밟고 있는 상태(ACh 약 0.41)다. 12주 유산소 훈련으로 미주 신경 긴장이 약 0.515로 오르면 안정 심박수는 약 64 bpm이 되고, 같은 모델에서 SDNN은 약 32 → 41 ms, RMSSD는 약 38 → 49 ms로 커진다. 하루 박동 수로는 약 1만 2천 번이 줄어든다.

이 장에서 확인한 것다온의 심전도는 전기적으로 정상이다. 훈련의 첫 신호는 느려진 안정 심박과 커진 심박 변이다.
아직 모르는 것심박수가 느려져도 혈액은 충분히 가는가. 혈관 쪽, 곧 다온의 혈압 128/82는 무엇을 뜻하는가.
다음 단계6장에서 혈관의 저항과 탄성, 혈압 측정과 압반사를 본다.

핵심 정리

  1. 동방결절 세포는 4기에 막전위가 저절로 올라가 역치에 닿으며 스스로 박동한다(내재 박동 약 100 bpm). 안정 시 60~80 bpm은 미주 신경이 늘 브레이크를 밟은 결과다.
  2. 자율신경은 4기 기울기, 최대 이완기 전위, 역치를 바꿔 박자를 조절한다. 교감은 빠르게, 부교감은 느리게.
  3. 흥분은 동방결절 → 심방 → 방실결절(약 0.1 s 지연) → 히스 다발 → 푸르키네 섬유 순서로 퍼진다. 지연 덕분에 심방이 먼저 채운 뒤 심실이 수축한다.
  4. P파는 심방 탈분극, QRS는 심실 탈분극, T파는 심실 재분극. 정상 PR 0.12~0.20 s, QRS 0.12 s 미만. QT는 심박수에 따라 변하므로 QTc = QT/√RR로 본다.
  5. 심박수 = 300 ÷ R–R 사이 큰 칸 수 = 1500 ÷ 작은 칸 수. 불규칙하면 6초 동안 R파 수 × 10. 유도는 심장 벡터를 서로 다른 방향에서 본 그림자다.
  6. 심박 변이는 미주 신경 활동의 지표다. 부정맥은 박자만이 아니라 펌프 기능을 바꾼다(심방세동은 심방 수축을, 심실세동은 펌프 자체를 잃는다).

확인 퀴즈

심장 이식을 받아 신경이 이어지지 않은 심장이 쉴 때 약 100 bpm으로 뛰는 가장 알맞은 이유는?

동방결절은 신경 없이도 약 100 bpm으로 박동한다. 건강한 사람의 안정 심박 60~80은 미주 신경이 4기 기울기를 눕히고 이완기 전위를 낮춰 박동을 늦춘 결과다.

규칙적인 심전도에서 R파와 다음 R파 사이가 큰 칸 4개다. 심박수는?

큰 칸 하나가 0.2초이므로 R–R = 0.8초. 60 ÷ 0.8 = 75 bpm. 300 ÷ 4 = 75로 바로 구해도 된다.

심박수 100 bpm에서 QT가 0.36초였다. Bazett 식으로 구한 QTc에 가장 가까운 것은?

RR = 60 ÷ 100 = 0.6 s, √0.6 ≈ 0.775. QTc = 0.36 ÷ 0.775 ≈ 0.46 s. 빠른 심박수에서 측정한 QT가 짧아 보여도 보정하면 정상 상한 근처일 수 있다.

PR 간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PR 간격(약 0.16 s)은 심방 흥분 시작부터 심실 흥분 시작까지다. 심방을 지나는 데 약 0.04 s, 히스·푸르키네는 수십 ms이고 나머지 약 0.1 s가 방실결절 지연이다. PR이 0.2 s를 넘으면 1도 방실 차단이다.

심방세동에서 심박출량이 줄어드는 이유로 가장 거리가 먼 것은?

심방세동에서도 심실은 방실결절을 지나온 흥분으로 정상적으로 탈분극하고 수축한다(QRS가 좁다). 심실이 전기적으로 요동치기만 하고 수축하지 못하는 것은 심실세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