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대사 계산
밥 한 공기에 적힌 300 kcal는 몸 안에서 어디로 가는가. 일부는 근육을 움직이고, 일부는 심장과 뇌를 돌리고, 결국 거의 전부가 열이 되어 피부로 빠져나간다. 이 장은 몸이라는 난로가 하루에 얼마나 태우는지를 숫자로 계산한다. 기초대사량 공식, 장기마다 다른 연비, 활동의 MET, 숨에 섞인 산소와 이산화탄소로 연료를 알아내는 방법까지 차례로 돌려 보고, 마지막에 다온의 하루 에너지 장부를 직접 짠다.
- 킬로칼로리가 무엇을 재는 단위인지, 음식의 에너지가 ATP를 거쳐 열이 되는 경로를 설명한다.
- 기초대사량 공식 세 가지를 비교하고, 공식 사이의 차이가 어디서 오는지 말한다.
- 장기마다 무게당 대사율이 크게 다르다는 것을 숫자로 확인한다.
- MET와 체중으로 활동 에너지를, 산소·이산화탄소로 에너지와 연료 비율을 계산한다.
- 하루 소비 에너지를 기초대사·활동·식사의 열 효과로 나누고 활동 계수(PAL)를 구한다.
칼로리: 몸이라는 난로의 단위
킬로칼로리(Kilocalorie, kcal)는 물 1 L의 온도를 1 °C 올리는 열이다. 국제 단위로는 약 4.18 kJ다. 음식 포장의 "칼로리"는 모두 킬로칼로리이고, 실험실에서 음식을 태워 나온 열을 재고 소화되지 않는 몫을 뺀 값이다. 몸은 음식을 불꽃 없이, 수십 단계에 걸쳐 천천히 태운다. 그래도 같은 연료를 같은 끝(이산화탄소와 물)까지 태우면 나오는 에너지의 총량은 같다.
몸이 그 에너지를 바로 쓰지는 못한다. 세포는 먼저 연료의 에너지를 작은 충전지인 ATP(Adenosine triphosphate)에 옮겨 담는다. 이 옮겨 담기의 효율은 40 % 안팎이고, 나머지는 그 자리에서 열이 된다. ATP는 이온 펌프, 단백질 합성, 근육 수축에 쓰이는데, 쓰고 난 에너지도 결국 열이 된다. 몸 밖으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페달을 밟는 "바깥 일"만이 열이 되지 않고 나간다.
아래 시뮬레이터는 음식 100 kcal가 몸을 지나가는 길을 띠의 굵기로 그린다. 쉴 때와 운동할 때를 바꾸고, 근육의 효율을 밀어 보자.
음식 100 kcal는 어디로 가는가
쉬는 몸에서 음식의 에너지는 결국 100 % 열이 된다. 운동할 때도 바깥 일로 나가는 몫은 4분의 1이 안 된다. 그래서 운동하면 몸이 뜨거워지고, 그 열을 버리는 일이 19장의 체온 조절이다. 거꾸로 말하면 몸에서 나가는 열을 재면 쓴 에너지를 알 수 있다. 사람을 밀폐된 방에 넣고 열을 재는 것이 직접 열량 측정(Direct calorimetry)이고, 산소를 재서 계산하는 것이 뒤에서 볼 간접 열량 측정이다.
기초대사량: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드는 값
기초대사량(Basal metabolic rate, BMR)은 깨어 있지만 누워서 쉬고, 12시간 넘게 굶었고, 춥지도 덥지도 않을 때의 에너지 소비다. 심장이 뛰고, 숨을 쉬고, 뇌가 신호를 보내고, 세포가 이온 펌프를 돌리고, 단백질을 새로 만드는 데 드는 값이다. 사무직 성인에게는 하루 소비 에너지의 60~70 %를 차지하는 가장 큰 항목이다.
기초대사량을 직접 재려면 장비가 필요하므로 보통 키·몸무게·나이·성별로 어림하는 식을 쓴다. 1919년의 해리스-베네딕트 식, 1990년의 미플린-세인트 조르 식, 그리고 제지방량(몸무게에서 지방을 뺀 무게)만 쓰는 캐치-맥아들 식이 대표적이다.
아래 그래프에서 손잡이를 좌우로 끌어 몸무게를 바꾸고, 세 공식이 어디서 갈라지는지 보자. 체지방률을 바꾸면 제지방량을 쓰는 캐치-맥아들 식만 움직인다.
기초대사량 공식 세 개
공식은 서로 다른 집단에서 만들어졌다. 해리스-베네딕트 식은 100년 전 사람들로 만들어져 요즘 사람에게 약간 높게 나오는 편이고, 미플린 식이 현재 가장 널리 쓰인다. 어떤 공식이든 같은 사람에게서 ±10 %의 오차가 흔하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하루 170 kcal는 밥 반 공기다. 공식이 알려 주는 것은 "출발점"이지 정답이 아니다.
몸무게가 두 배가 되어도 기초대사량은 두 배가 되지 않는다. 생쥐부터 코끼리까지 동물의 기초대사량은 몸무게의 약 0.75제곱에 비례한다(클라이버 법칙(Kleiber's law)). 몸이 커질수록 무게당 대사가 느려진다. 사람 사이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데, 그 이유는 다음 절의 장기별 대사에 있다.
장기마다 다른 연비
기초대사량은 몸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 몸무게의 2 %밖에 안 되는 뇌가 쉬는 동안 에너지의 약 20 %를 쓰고, 간도 비슷하게 많이 쓴다. 심장과 콩팥은 무게당으로 따지면 가장 비싼 장기로, 1 kg당 하루 약 440 kcal를 쓴다. 반대로 골격근은 1 kg당 약 13 kcal, 지방 조직은 약 4.5 kcal밖에 쓰지 않는다. 근육은 쉬는 동안에는 의외로 값싼 조직이다.
아래 그림의 왼쪽은 쉬는 동안의 에너지가 어느 장기로 가는지, 오른쪽 위는 몸무게의 몫과 에너지의 몫을 나란히 놓은 막대다. 아래쪽 두 막대의 끝을 끌어 근육과 지방의 양을 바꿔 보자.
장기별 휴식 대사
뇌는 쉬지 않는다. 생각을 많이 하든 멍하니 있든 뇌의 에너지 소비는 하루 약 300 kcal 안팎에서 거의 변하지 않는다. 뇌는 주로 포도당만 쓰기 때문에, 굶는 동안 간이 혈당을 지키는 일이 중요해진다(15장). 반대로 근육은 쉴 때는 값싸지만 운동할 때는 수십 배로 쓰는 양이 늘어 하루 에너지 장부를 크게 흔드는 장기다.
MET: 활동을 "쉴 때의 몇 배"로 재기
활동의 세기를 재는 가장 쉬운 단위가 MET(Metabolic equivalent of task)다. 1 MET는 조용히 앉아 쉴 때의 소비로, 몸무게 1 kg당 1분에 산소 3.5 mL, 대략 1 kg당 1시간에 1 kcal로 잡는다. 걷기가 3.5 MET라면 앉아 있을 때의 3.5배를 쓴다는 뜻이다. 활동 목록에는 수백 가지 활동의 MET가 실려 있다.
아래 목록에 활동을 더하고, 막대 끝을 끌어 시간을 바꿔 보자. 막대 오른쪽 숫자가 그 활동의 에너지다. 줄 끝의 ×를 누르면 지운다.
활동 고르기와 MET 계산
MET 계산은 간단하지만 1 MET를 "3.5 mL/kg/min"으로 정한 것 자체가 어림이다. 실제로 재 보면 대부분 성인의 안정 대사는 이보다 10~20 % 낮다. 다온의 기초대사량 1,709 kcal를 시간당으로 바꾸면 약 71 kcal/h로, 1 MET(78 kcal/h)보다 조금 낮다. 그래서 다온의 몸에 맞춰 계산하면 같은 40분 달리기가 약 465 kcal가 된다. 이 장 끝의 에너지 장부에서 두 방식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숨으로 재는 에너지: 간접 열량 측정
연료를 태우려면 산소가 필요하고, 태우고 나면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산소 1 L로 얻는 에너지는 연료에 따라 조금 다르지만 약 4.7~5.0 kcal로 거의 일정하다. 그래서 숨 속의 산소 소비(VO₂)를 재면 에너지 소비를 알 수 있다. 이것이 간접 열량 측정(Indirect calorimetry)이다. 마스크를 쓰고 하는 운동 부하 검사(12장)가 바로 이것이다.
이산화탄소까지 재면 무엇을 태우는지도 알 수 있다. 내쉰 CO₂를 들이마신 O₂로 나눈 값을 호흡 교환율(Respiratory exchange ratio, RER)이라 한다(세포 수준에서는 호흡 계수 RQ). 포도당은 산소 분자 6개로 CO₂ 6개를 만들어 1.0, 지방은 탄소에 비해 산소가 적어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하므로 약 0.7이다.
아래 평면 위의 점을 끌어 산소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을 바꿔 보자. 점이 놓인 방사선의 기울기가 RER이다.
VO₂와 VCO₂로 에너지와 연료 읽기
쉬는 동안의 RER은 보통 0.8 안팎이다. 굶으면 지방 쪽(0.7)으로,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직후나 강한 운동 중에는 1.0 쪽으로 간다. 다온의 대회 속도에서 RER 약 0.90이라는 것은 연료의 약 3분의 2가 근육과 간에 저장된 탄수화물(글리코겐)이라는 뜻이다. 이 숫자가 15장에서 대회 전 탄수화물 이야기로 이어진다.
영양소의 에너지와 식사의 열 효과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1 g에 약 4 kcal, 지방은 약 9 kcal, 알코올은 약 7 kcal다. 그런데 먹은 에너지가 모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되지는 않는다.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고, 저장하는 데도 에너지가 든다. 이것을 식사의 열 효과(Thermic effect of food, TEF)라 하고, 보통 먹은 에너지의 약 10 %다.
열 효과는 영양소마다 크게 다르다. 지방은 그대로 지방으로 저장하기 쉬워 2 % 안팎, 탄수화물은 5~10 %, 단백질은 아미노산을 분해하고 요소를 만들어야 해서 20~30 %에 이른다. 아래에서 막대 꼭대기를 끌어 한 끼를 구성해 보자. 처음 값은 다온의 점심(탄수화물 90 g)이다.
한 끼의 에너지와 열 효과
열 효과의 차이는 흥미롭지만 크기를 과장하면 안 된다. 하루 2,400 kcal를 먹는 사람에게 열 효과는 모두 합쳐 200~250 kcal이고, 식단 구성을 바꿔 움직일 수 있는 폭은 그중 수십 kcal다. 하루 에너지 장부에서 열 효과는 가장 작은 칸이다.
운동 강도와 연료: "지방 연소 구간"의 진실
운동 강도를 올리면 근육은 더 빨리 ATP를 만들어야 한다. 탄수화물은 산소 1 L당 에너지가 조금 더 많고(5.05 vs 4.69 kcal) 빠르게 꺼내 쓸 수 있어, 강도가 오를수록 연료가 탄수화물 쪽으로 옮겨 간다. 그래서 낮은 강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여기서 "천천히 운동해야 지방이 탄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비율과 양은 다르다. 아래 그래프에서 세로선을 끌어 강도를 바꾸고, 지방의 비율(점선)과 분당 지방 연소 양(주황 면적)을 함께 보자.
강도에 따른 연료: 비율과 양
지방을 가장 많이 태우는 강도(약 50~60 % VO₂max, 대화가 가능하지만 숨이 차기 시작하는 정도)가 따로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체지방은 운동하는 동안 태운 지방이 아니라 며칠, 몇 주에 걸친 에너지 수지로 정해진다. 고강도 운동 중에 탄수화물을 많이 썼다면 그 뒤 식사의 탄수화물이 글리코겐을 채우는 데 쓰이고, 쉬는 동안의 연료가 지방 쪽으로 옮겨 간다. 이 장부는 14장에서 계속된다.
ATP는 쌓아 두지 않고 돌려 쓴다
몸 전체에 들어 있는 ATP는 100 g 안팎에 불과하다. 쉬는 동안의 소비 속도라면 몇 분이면 바닥난다. 그런데도 바닥나지 않는 것은 쓰자마자 ADP와 인산을 다시 붙여 ATP로 되돌리기 때문이다. ATP는 저장고가 아니라 돌려 쓰는 충전지다.
얼마나 빨리 돌리는지 계산해 보자. ATP 1몰(약 507 g)을 분해하면 세포 안 조건에서 약 12 kcal(약 50 kJ)가 나온다. 다온이 하루 2,400 kcal를 쓰고 그 40 %가 ATP를 거쳐 간다면, 하루에 다시 만드는 ATP는 약 80몰, 무게로 약 40 kg이다.
ATP 회전 속도
하루 에너지 장부
이제 하루를 통째로 계산해 보자. 하루 소비 에너지(총 에너지 소비(Total energy expenditure, TEE))는 세 칸으로 나뉜다. 기초대사(약 60~70 %), 식사의 열 효과(약 10 %), 그리고 활동(나머지)이다. 활동은 다시 일부러 하는 운동과, 서 있기·걷기·집안일·안절부절못하기 같은 운동 아닌 움직임(비운동 활동 열생성(NEAT))으로 나뉜다. 사람 사이 차이가 가장 큰 칸이 바로 이 활동이다.
아래 장부는 24시간 시간표로 하루를 계산한다. 띠의 경계를 끌어 시간을 바꾸고, 구간을 눌러 고른 뒤 오른쪽에서 활동을 바꾼다. 아래의 삼각형은 식사 시각이다. 각 구간의 에너지는 "활동의 MET × 기초대사량의 시간당 값 × 시간"으로, 식사의 열 효과는 식사 뒤 몇 시간에 걸쳐 나누어 더한다.
하루 에너지 장부
기초대사량 1,709 kcal, 하루 약 2,392 kcal, 40분 달리기 약 510 kcal
다온의 기초대사량은 미플린 식으로 약 1,709 kcal다(해리스-베네딕트 약 1,780, 제지방량을 쓰는 캐치-맥아들 약 1,650). 사무직의 활동 계수 1.4를 곱하면 하루 약 2,392 kcal이고, 24시간 시간표로 계산한 장부도 약 2,400 kcal로 거의 같다. 쉬는 동안의 에너지 가운데 약 20 %는 뇌가, 약 20 %는 간이 쓴다. 10 km/h로 40분 달리면 MET 9.8 × 78 kg × 0.67 h ≈ 510 kcal(다온의 기초대사량 기준으로는 약 465 kcal)를 더 쓴다. 대회 속도(VO₂ 약 2.34 L/min)에서 RER은 약 0.90이므로 분당 약 11.6 kcal 가운데 약 3분의 2가 탄수화물이다. 58분이면 약 670 kcal, 그중 탄수화물 약 110 g이다.
핵심 정리
- 1 kcal는 물 1 L를 1 °C 올리는 열이다. 연료 에너지의 약 40 %가 ATP에 담기고, 바깥 일을 하지 않으면 결국 전부 열이 된다. 운동할 때 근육의 효율은 약 20~25 %다.
- 기초대사량은 하루 소비의 60~70 %다. 미플린 식: 10W + 6.25H − 5A + 5(남) / −161(여). 공식 사이, 사람 사이 차이는 ±10 % 정도다.
- 뇌·간·심장·콩팥은 몸무게의 약 5 %로 휴식 에너지의 약 60 %를 쓴다. 골격근은 1 kg당 하루 약 13 kcal, 지방은 약 4.5 kcal다.
- 활동 에너지 ≈ MET × 체중(kg) × 시간(h). 다온의 40분 달리기는 약 510 kcal다.
- 간접 열량 측정: E = 3.941 VO₂ + 1.106 VCO₂. RER 0.7은 지방, 1.0은 탄수화물. 강도가 오를수록 탄수화물 비율이 높아지고, 지방의 양은 중간 강도에서 가장 많다.
- 하루 소비 = 기초대사 + 활동 + 식사의 열 효과(약 10 %). PAL = 하루 소비 ÷ 기초대사량, 사무직 약 1.4.
확인 퀴즈
미플린 식으로 키 160 cm, 몸무게 60 kg, 30세 여성의 기초대사량에 가장 가까운 것은?
몸무게 60 kg인 사람이 8 MET 활동을 30분 했을 때 쓴 에너지는?
간접 열량 측정에서 RER이 0.72로 나왔다. 가장 그럴듯한 상황은?
쉬는 동안 몸무게에 비해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장기의 조합은?
"지방 연소 구간"에 대한 설명으로 옳은 것은?